나는 왜 영화, 드라마를 좋아하는가? 간단하다. 일상을 잊게 해준다. 재미있는 영화, 드라마를 보면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들, 걱정들이 잠시나마 잊혀진다. 마치 다른 세상에 와 있는 기분이 들어서 좋다. 단, 재밌어야 한다.
재밌는 영화, 드라마의 기준은 무엇인가? 볼때 핸드폰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이다. 해야 할 일이 떠오르거나 방바닥에 나뒹구는 머릿카락에 시선이 집중되면 안된다. 그 자리를 뜨지 않고 몰입할 수 있는, 다음 편을 안보면 답답해서 미치겠는 작품이 나에게는 재밌는 영화, 드라마이다.
한동안 영화 드라마 속 세상에 깊이 몰입한 만큼 마지막 편을 보고 나면 그렇게 마음 한켠이 쓸쓸할 수가 없다. 하지만 앞으로도 이런 작품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인생이 참 희망적이게 느껴진다. 그래서 영화나 드라마가 좋다. 내가 살아가는 중요한 원동력 중 하나이다.
1. 더 글로리 시즌 1, 시즌 2

시크릿 가든 할 당시 김은숙 작가의 작품을 참 좋아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불쌍한 여주, 부자 남주 설정이 진부하게 느껴져 보지 않았다. 그러다 올해 초 친구를 단톡방에 '더 글로리' 얘기로 가득하였고, 유투브 쇼츠도 계속해서 올라왔다. 송혜교와 학폭.. 처음에는 정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되었다. 그런데 사람들 반응이 너무 흥미 진진한데다 시간 여유도 있어서 넷플릭스 5500원 결제 하고 시청하였다.
와... 처음에 시즌 1 볼 때는 너무 기분이 나쁘게? 놀라웠다. 박연진, 전재준, 이사라, 최혜정, 손명오가 저지르는 학폭 수위를 보고 인간이 어떻게 저럴 수 있지? 저거 보고 따라하는 애들 분명이 있을텐데.. 이거 현실 기반이라는데 진짜 세상 무섭다.. 어떡해.. ㅠㅠㅠ 이런 생각이 계속 들면서도 그만 볼 수가 없었다. 보면 볼수록 기분이 안좋아졌고 울적한 기분을 숨길 수 없어 남편잉 걱정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끊을 수가 없어서 하루만에 다 봐버렸다.
시즌 1볼 때 시즌 2는 안봐야겠어..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지는거 같아.. 했는데 시즌 1 마지막에서 손명오가 죽는 것이다. 누가 죽였는지 밝혀지지도 않은채.. 3월에 나온단다. 아.. 정말 힘들었다.. ㅋㅋㅋㅋ 다 보고 나서도 며칠간 시즌 1의 내용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고 무언가에 홀려 유투브 요약본을 보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거 다보고 넷플릭스 바로 해지했다가 3월 10일 시즌 2 나오는 날 다시 결제 했다. 날이 갈수록 더 치밀해지는 문동은의 복수 스케일에 감탄 또 감탄하였다. 어쩜 저렇게 다들 연기를 잘하는지.. 그리고 대본의 치밀함에 놀라면서 봤다. 3월 11일이 토요일이라 남편과 보내는 시간이 많은데 도저히 궁금해서 참을 수 없었다. 결국 시즌 1도 보지 않는 남편과 시즌 2 중간부터 같이 시청하기 시작했다. 남편도 중간중간 내 설명 들어가며 같이 몰입하였다. 결국 토요일 밤새서 같이 다 봤다 .. 시즌 1 때는 인간의 악랄함에 기함하며 기분이 안좋아졌다면 시즌 2는 그래도 권선징악의 결말을 볼 수 있어서 편안한 마음으로 잠에 들었다. 이거 쓰고 또 유투브 리뷰 보러 갈거 같다. 중독이다.
2. 소년심판

소년심판은 더글로리를 정주행하고 허해진 마음을 달래기 위해 선택한 작품이다. 사실 처음엔 보기 싫었다. 유투브에서 십분정도 리뷰를 봤는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청소년 잔혹범죄를 다뤘기 때문이다. 이런 작품을 보면 사회 문제에 대해 경각심을 갖게 되는 장점이 있는 동시에 모방범죄나 특정 집단에 대한 선입견이 생기게 된다는 단점도 있다.
그래도 정주행을 선택한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김혜수, 이성민, 이정은 배우가 출연했기 때문이다.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사건들이 드라마틱하게 연출되어 작품에 몰입하게 되었다. 촉법소년 논란, 청소년 유괴, 살인, 가정폭력, 사체유기, 성매매, 집단 성폭행, 시험지 유출 등 그간 뉴스에서 화제되었던 다양한 청소년 범죄 사건들을 다루었다. 작품을 보면서 피해자의 삶을 무참히 망가뜨리고도 뉘우침 없는 가해자의 뻔뻔한 태도, 이로 인한 피해자와 가족들의 고통이 그대로 느껴졌다. 또한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판사들의 노력, 고뇌가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범죄를 일으켰던 소년이 커서 또 다시 법정에 서는 장면이 나온다. 순간 소름이 확 끼치면서 작품이 마무리 된다.
지금 글을 쓰면서도 작품 속 내용에 몰입하게 되어 사실 조금 괴롭다. 작품은 작품으로만 바라봐야할 필요도 있다. 대신 이런 작품을 통해 우리 사회에 청소년 범죄가 왜 이렇게 심각해졌는지 함께 고민하고 지금의 법, 제도가 청소년 범죄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하고 있는게 맞는지 성찰해 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3. 퀸메이커

김희애, 문소리 배우 두분다 너무 좋아하는 연기파 배우이다. 그래서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초반은 솔직히 좀 별로였다. 왜냐하면 문소리 배우가 맡은 오경숙 변호사는 존경스럽긴 하지만 가족을 전혀 신경쓰지 않은 채 정의만을 외치는 모습이 너무 무모해보였다. 또 김희애 배우가 맡은 황도희란 역할은 손영심 회장 일가의 비리란 비리는 아무렇지 않게 처리하는 모습이 너무 악해보였기 때문이다. 회장일가는 또 왜 이렇게 악한지...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인데 지나치게 감정이입 했나보다..ㅋㅋ
하지만 이 드라마의 묘미는 황도희가 회장 일가에 적개심을 품은 채 복수해가는 과정이다. 와..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 똑똑할 수가 있지 감탄하며 몰입해서 보았다. 황도희로 인해 변해가는 오경숙의 모습 또한 보는 재미가 있다. 서울시장에 당선 되기 위해 엎치락 뒤치락 하는 장면들이 정말 흥미진진하다. 통쾌했다가 안타까웠다가 사람을 들었다 놨다하는 드라마였다. 마지막에 황도희가 교도소에서 정진영 배우를 만나고 끝났는데..시즌2가 무척 기대된다^^
4. 길복순

이 작품도 역시 전도연을 좋아해서 봤다. 전도연 배우 나오는 작품은 거의 다 봤을 정도로 좋아한다. 나이가 오십대인데 로맨틱 코미디도 소화하는 엄청난 배우이다.
그런데 액션을 좋아하진 않는다.. ㅋ 그래서 보기 전에 살짝 걱정을 했는데 ..액션이 좋아져버렸다. 와.. 사람들이 이래서 액션 보는구나 처음 알았다. 때려 부수고 칼로 베고 하는게 징그러워서 잘 안보는 편인데.. 이건 뭔가 멋있고 간지나고 시원하다! 전도연이라서 그런가? 날렵한 몸과 빨간 정장, 빨간 립스틱, 집차가 너무너무 멋있었다.
또, 소년심판에서 중학생 살인용의자로 나왔던 이연 배우가 인상깊었다. 소년심판에서 진짜 중딩인줄 알았는데 20대 후반이란다. 진짜 배우는 대단하다. 보이시한 모습으로 액션 연기를 해내는 모습이 멋졌다. 앞으로 출연하는 작품들을 눈여겨 볼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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